
크래프톤 정글 수료생 커뮤니티(유튜브 Jungle Dev Club)의 정글 인터뷰에 출연하게 되었다. 정글은 나를 개발자로 성장하게 해준 첫 번째 관문이자 훈련소였다. 나는 정글의 커리큘럼에 공감하고 실제로 그곳에서 많은 것을 얻어 왔기 때문에 정글에 대한 자부심이 있다. AI가 대신 코드를 짜는 지금 시대에, 도구가 아니라 CS를 깊게 파고드는 정글의 위상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고 생각하던 차에 때마침 기회가 생겨 인터뷰를 하게 되었다.


오랜 취업준비를 겪고 회사 생활을 하느라 정글에 대한 기억이 많이 잊혀진 상태였기에, 생생한 인터뷰를 위해 기억을 되짚는 시간이 필요했다. 다행히도 개발왕 양선규 블로그에 정글 당시 내 심정과 공부 내용을 적은 TIL과 회고들이 잔뜩 있었기에, 해당 글들을 읽음으로써 쉽게 기억을 떠올릴 수 있었다.
그러다 보니 내가 잊고 있었던 "정글에서 얻은 것들"이 다시 기억나기 시작했다. CS 지식은 너무 당연하니 논외로 하고, 개인적으로 가장 큰 건 "몰입 경험"이었다. 나는 주에 100시간씩 5개월이라는 살인적인 스케줄을 인생에서 소화해 본 적이 없었기에 그걸 내가 버틸 수 있는지, 실제로 가능하긴 한 건지가 의문이었다. 기존의 나는 공부할 때 몸이 피로하거나 집중이 안 되거나, 무리한 것 같으면 잠을 자거나 쉬는 시간을 늘리곤 했다. 하지만 그게 내 신체의 최대 효율을 뽑아낸 건지는 확실치 않았으며 그걸 실험해 볼 기회도 없었다.
그리고 그 실험을 정글에서 할 수 있었다. 초반 1개월정도는 심리적/신체적으로 정말 너무 힘들었는데, 점점 체력 관리 노하우가 생기고 적응이 되다 보니 어느새 익숙하게 버텨지더라. 나라는 인간은 잠 자는 시간만 빼고 365일 공부만 해도 멀쩡한 사람이었던 것이다. 이 깨달음은 정글 이후 내가 바쁠 때, 힘들 때 굉장한 도움이 되었다. "정글보단 안 힘든데?" "정글은 이것보다 힘들었는데 멀쩡했잖아." 등으로 생각할 수 있었고, 흔들리지 않고 일이든 공부든 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었다.
팀장으로서 나만무 프로젝트와 크래프톤 정글을 마무리하며: https://yskisking.shop/251
[크래프톤 정글 5기] 팀장으로서 나만무 프로젝트, 그리고 정글을 마무리하며..
https://poke-code.com 드디어 나만무 프로젝트가 끝이 났다. 나만무 기간 하루하루가 정말 너무나도 힘들었기에 도중에는 시간이 너무 느리게 가는 느낌이었지만, 막상 발표를 마치고 나니 이게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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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숙하지 않은 C언어, 익숙하지 않은 자료구조, 익숙하지 않은 운영체제 PintOS. 모든 것이 낯선 환경에서 거대한 코드베이스를 가진 PintOS가 내뱉는 알 수 없는 오류를 스택트레이스 하나하나 훑어가며 디버깅 하는 과정들. 그 과정이 있었기에 난 정글 이후 취업한 메멘토AI에서도, KIDB에서도(아주 잠깐이었지만) 지금의 에이비스에서도 두려움 없이 코드를 파헤칠 수 있게 되었다. 정글에서의 대부분은 누군가 가르쳐 주는 사람 없이 스스로 공부하고 헤쳐나가는 과정이었기 때문에, 정답을 보지 않고도 특정 문제를 파고들고 원인을 추론하여 해결해낼 수 있는 능력이 길러졌다.
정글 당시 최신 버전이 GPT4? 였었고, 그마저도 유료였어서 GPT 3.5만 사용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클로드 코드같은 것도 없었고 직접 복사 붙여넣기해가며 물어보며 활용했었다. 나는 정글 시기가 AI가 아직 날개를 펼치지 못했던 시점이라는 것에 감사한다. AI가 있긴 했지만, 그때까진 만능이 아니었고 환각도 심했기에 인간이 스스로 생각할 기회가 남아있었다(AI가 아예 없었더라면 더 좋았을 것 같다). 정글은 일터가 아니라 공부하고 성장하는 곳이기 때문에, 빠르게 결과를 생산해내는 것이 아닌 스스로 생각하고, 인지하고, 추론하는 "과정"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난 기초 체력을 확실히 기를 수 있었고, 그렇기에 일찍 정글에 간 것에 감사한다.


"어떤 기술을 써 봤냐는 건 누구나 할 수 있다" 라는 말을 내 입으로 하게 될 줄은 몰랐다. 그러나 그건 "기술을 왜, 어떻게 썼고 얼마나 개선되었냐를 수치로 써라" 같은 뻔한 의미가 아니었다.
내가 말하고자 했던 건 AI로 인해 특정 기술에 대한 진입장벽이 거의 zero에 가까워졌기 때문에, 이제는 AI의 대답이 옳은지, 틀린지, 적용해도 되는지, 리스크는 어떤지에 대해 비판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능력이 매우 중요해졌고 그 중심에는 CS가 있다 라는 의미였다.
사실 크래프톤 정글 커리큘럼 상, 2~3년 전에만 해도 취업을 빠르게 하는 과정은 아니었다. 개발자로서의 기초 체력과 스스로 생각하고 발전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주는 과정이었지, 도구를 익혀서 빠르게 취업하는 타 부트캠프하고는 거리가 있었다.
그런데 이젠 전세가 뒤집힌 것 같다. 도구 사용법을 가르치던 기존 부트캠프의 가치는 상대적으로 낮아졌고, 스스로 생각하는 능력을 길러주는 정글의 가치가 올라갔다. AI가 발전함에 따라, 정글은 이제 개발 기초 체력과 더불어 실제 취업에도 유의미한 도움이 되는 과정이 된 것이다.


현재 회사에 지원하기 전 내 이력서는, 어떤 기술을 써보고 무엇을 구현했냐에 초점이 잡혀 있었다. 즉, 특정 문제에 대한 깊은 고민이 빠져 있었다. 당시 서류를 200개 이상 냈던 시점이었지만 도저히 원하는 기업에 서류가 붙지를 않았다. 여기서 말하는 "원하는 기업"이라는 건 직무가 백엔드 엔지니어고, 연봉이 3000 이상이며, 기술 또는 개발 문화가 좋은 기업이었다. 쉽게 말해서 "백엔드 개발을 할 수 있으면서도, 큰 하자가 없는 회사" 정도였다. 내가 눈이 높은가? 아니, 높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저히 괜찮은 회사에 합격할 수 없었다. 그 때 생각했다. "내가 부족하구나."
그때 내 이력서 합격률을 2배 이상 올려준 MSA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개인 프로젝트였고, 1달 간 약 300시간을 투자하여 진행되었다. 백엔드 JD에서 자주 보이는 키워드인 MSA, Message Queue, Redis, gRPC등을 전부 직접 활용해보고 이력서에 추가하자 라는 취지였다. 그런데, 그냥 단순히 사용해 보기만 하는 건 누구나 할 수 있다. 나는 뭔가 특별함을 추가해야만 했다.
그래서 나는 Flask/Go 를 활용한 MSA 환경을 구축하고, 4가지 병목 (CPU Bound, I/O Bound, 통신 프로토콜, DB Bound)을 직접 정의했다. 더미 데이터를 100만 건 넣고, K6로 가짜 트래픽을 만들고, 병목 개선 전/후 성능을 측정하고 Grafana/Prometheus로 시각화 했으며, 성능이 개선된 이유를 CS 관점에서 상세하게 분석하고 잘 정리하여 이력서와 포트폴리오에 실었다.
이 프로젝트 이후로 서류 합격률은 3%에서 7% 이상으로 올랐으며(심지어 이때부턴 마음에 드는 기업에만 지원했음에도), 이후의 모든 면접은 MSA 프로젝트에 대한 이야기로만 시작되고 끝났다. 기존엔 면접을 한달에 1~2개 보던 것이 일주일에 2~3개로 늘어났고, 머지않아 취업에 성공할 수 있었다.
여기서 내가 말하고자 하는 건 이거다. 현재/앞으로의 취업에는 "특정 문제를 깊게 파본 경험"과 그걸 가능케 하는 CS기초가 중요하다는 것, 그리고 그걸 할 수 있는 곳이 정글이라는 것.
MSA 프로젝트 CPU Bound 실험: https://yskisking.shop/363
[msa-perf-lab] CPU Bound 작업 성능 비교: Flask 자체 연산 vs Go 위임 - 멀티스레드 병렬 처리의 효율성 증
저번 시간엔 RabbitMQ 비동기 처리를 통해, Flask의 I/O Bound 병목점을 해결해 보았다. 응답시간은 약 500배 차이가 났었고, 처리량 및 드랍률도 RPS가 증가할수록 격차가 심해졌다. 이번 시간엔 Flask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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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대부분의 신입 개발자 지망생들은 서류를 수십~수백 개씩 넣으며 수많은 탈락을 맛보고 있을 것이며, "난 재능이 없나" "난 개발자가 아닌가"라고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나도 그런 적이 있었고. 그러나 그건 본인 탓이 아닐 확률이 높다. 채용 시장은 IMF 때보다도 위축되어 있고, 그것은 학벌/경력 상관없이 모두에게 똑같이 적용된다. 모두가 절망을 맛보고 있다는 것이다. 그럼 모두에게 재능이 없는가? 모두가 부족한가? 절대 아니다. 몇년 전이었으면 진작 취업 하고도 남았을 사람들이다. 시장이 문제인 거지, 본인이 문제가 아니다.
그런데 어쩌겠는가? 우리가 시장을 이길 수는 없다. 회사는 결국 "가장 뛰어난 1인"을 뽑는다. 뛰어남의 기준은 모든 회사가 다르며(실력, 경력, 학벌, 인성과 태도 등), 수많은 서류를 넣고 면접을 보다가, 우연찮게 특정 면접관에게 "가장 뛰어난 1인"으로 비춰진다면 그때 합격하는 것이다. 그 언젠가 올 기회를 위해 우리는 항상 준비하고, 발전해야 한다. 매일매일 꾸준히 아주 조금씩, 어제보다 조금씩만 발전하다 보면 노력 끝에 주어진 기회를 잡는 날이 분명히 올 것이다. 물론, 멈추면 끝이다.
최근엔 "AI가 일자리를 다 대체할 텐데, 개발자며 취업이며 무슨 소용이냐" 라는 견해를 갖는 사람도 가끔 봤다. 물론 실제로 그렇게 될 수도 있고, 미래엔 일을 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굉장한 특별함이 될 지도 모른다. 그런데 난 이렇게 생각한다. 약간 철학적인 견해일 수도 있겠다.
성공의 기준도 상대적, 행복의 기준도 상대적이다.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상대적의 기준은 "나"와 "나를 제외한 나머지 사람"이다. 즉 내가 다른 사람보다 뛰어난 위치에 있다면 성공한 것이고 그게 행복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높다. 성공과 행복은 절대적인 기준으로 정해지지 않는다. 고려, 조선시대에는 부의 상징이 말(馬) 이었다. 지금도 그런가? 전혀 아니다. 지금은 4억짜리 벤틀리 정도가 당시의 명마와 비교될 것이다. 즉, "동시대를 살아가는 다른 사람들에 비해 내가 더 높은 위치에 있는가?"가 상대적인 성공의 기준일 것이다.
만약 최악의 상황을 가정해서 먼 미래에 전 세계 인구가 100명이고, AI 때문에 최상위 1명을 제외한 나머지 99명의 인간이 2026년에 비해 비루한 삶을 산다고 해도, 본인이 99명 중 10등이라면 그건 성공한 삶일 수 있고, 실제로 그렇게 인식될 수 있으며, 실제로 행복할 수도 있다. 결국 우리가 경쟁해야 할 상대는 AI가 아니라 다른 사람, 즉 타인이다. 이건 역사적으로 단 한번도 변하지 않았다. AI가 얼마나 발전하든, 일자리를 뺏든 말든, 결국 우리 모두는 타인과의 경쟁에서 이겨야 한다.
AI가 모든 노동을 대체하는 것은, 언제인지 모를 뿐 반드시 일어날 일이다. 개발자는 순서가 조금 빨리 온 것 뿐이다. 우리는 그저, 변화를 받아들이고 지금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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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링크(유튜브): https://www.youtube.com/watch?v=quWvu-AFJhI&t=9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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