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자기계발(사업, 경영)

[독후감] 슈독(SHOE DOG): 위대한 기업가 필 나이트의 자서전 - 수많은 슈독들과 함께 지금의 나이키를 만들다

양선규 2026. 5. 17.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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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독 (커버 포함)
슈독 (커버 제거)

 

총평: ★★★★★ (5/5점)

위대한 기업가의 인생을 생생하게 체험할 수 있는 책. 필 나이트가 사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와, 도중에 만난 수많은 문제들과 이를 해결한 과정들, 그리고 나이키의 성공에 필수적이었던 수많은 슈독들에 대한 이야기를 몰입감 있게 풀어낸다. 책의 마지막 챕터인 "해질녘"에서는, 마치 내가 직접 필 나이트가 되어 그의 방 안락의자에 누워 인생을 회고하는 듯 한 착각을 불러 일으키는 듯 했다. 위대한 인물의 삶을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다는 것은 도대체 얼마나 높은 가치를 갖는가?

 

이 책은 필 나이트의 자서전이자 회고이며, 나이키의 역사이며 정신이고, 꿈과 행복의 의미를 알려주는 교육서이며, 그에게 도움을 준 수많은 사람들을 향한 감사이자, 길을 걷는 수많은 사람들을 위한 봉사이다. 나는 이 책을 사업을 하는 사람, 하려는 사람, 또는 전혀 관심이 없을지도 모르는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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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정보

제목: 슈독(SHOE DOG)

출판사: 사회평론

지은이: 필 나이트 (Phil Hampson Knight)

분량: 553p

 

난이도(Easy / Normal / Hard): Easy

추천 여부(Yes / No): Y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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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찰

우선, 재미있다. 잘 쓰여진 소설을 읽는 것 처럼 말이다. 전혀 지루함이 없고, 마치 내가 필 나이트 본인이 된 것처럼 몰입해서 읽게 된다. 다 읽고 나서는 약간의 여운도 남았으며, 그것만으로도 5점을 줄 가치가 있다.

 

(자수성가 창업가의 단순한 자서전이 아니라, 수많은 사람과 세상에 전하는 감사)

위대한 기업의 시작이 아버지께 빌린 50달러였다는 얘기라던가, "슈독"이 진정한 기업가 정신을 보여주는 책이고 기업가의 필독서라던가 하는 자극적인 마케팅 문구들은 이 책을 완전히 잘못 소개하고 있다. 이 책은 감사를 전하는 책이며, 자신이 세상에게 진 빚을 갚는 책이다. 필 나이트는 자신이 평생토록 신세진 수많은 사람들에 대한 감사를, 자서전의 형태로 사회에 환원한다. 길을 걷는 사람들이 마주칠 수많은 문제를, 좀 더 쉽게 해결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서 말이다.

 

그는 자서전에서 단 한번도 자신이 잘 해서 뭔가를 해냈다는 말을 하지 않는다. 그는 집행자였다. 자신이 정한 방향 대로 계속해서 나아가지만, 끊임없이 부딪히고 흔들렸다. 그럴 때 마다 그를 도운 건 수많은 슈독들이었다.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그는 누군가를 믿었고, 그 문제를 맡겼고, 믿고 기다려주었다. 그의 이러한 행위는 매번 문제를 해결케 했다. 그는 자서전 내내 누군가에게 감사하고 있었다. 감사하고, 감사하며, 책이 끝날 때 까지 감사해 했다. 어쩌면 이것이 그가 가진 기업가로서의 최고의 재능인지도 모른다.

 

 

(슈독의 의미)

"슈독"은 어떤 의미일까? 단순하게는 신발에 미친 사람, 신발에 푹 빠진 사람일 것이다. 나는 필 나이트 본인이 슈독일 거라 생각했다. 그러나 그는 단순한 의미의 슈독은 아니었다. 그런 슈독은 그의 육상 코치이자 동업자인 바우어만 코치, 존슨, 또는 지암피에트로일 것이다. 필 나이트는 세상에 큰 영향을 끼치고 싶어 하는 도전적이자 반항적 기질의 인물이었고, 그것은 일본 오니쓰카(현 아식스)에서 타이거를 수입해 미국 시장에 판매하는 것으로 시작되었다. 그러나 그건 그의 "미친 생각"을 실현하기 위한 수단이었지, 그가 신발 자체에 미쳐 있는 것은 아니었다.

 

그는 책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볼 수 있는 제목을 슈독이라 지었다. 이는 자신이 신세 진 수많은 슈독들에 대한 감사의 표현일 수도 있고, 또는 필 나이트가 슈독을 다르게 정의하는 것일 수도 있다. 만약 그렇다면 그가 생각하는 슈독의 의미는 "무언가에 미친 사람"일 것이다. 그러면 필 나이트 본인은 슈독이고, 자기 자신과 동료들, 그리고 세상의 수많은 사람들도 슈독이 될 수 있으며, 나도 슈독이 될 수 있다. 작가는 슈독이라는 단어가 좀 더 넓은 의미로 세상에 전달되기를 바라지 않았을까.

 

 

(행복이 돈 자체에 있을까?)

나이키의 첫 주식 공모가 끝나고 그에게 무려 1억 7800만 달러라는 돈이 생겼을 때, 그는 그다지 기뻐하지 않았다. 블루 리본 스포츠를 창업한 이후 약 16년 동안, 빚과 현금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며 파산의 위기에 수도 없이 빠졌었음에도 말이다. 이는 애초에 그의 목적이 돈이 아니었기 때문이었을까, 아니면 돈 자체가 행복을 의미하지 않기 때문일까?

 

그는 주식 공모가 끝났을 때 자신은 아무것도 변하지 않았는데 돈이 생겼다 라고 했다. 여기서 말하는 "아무것도 변하지 않았음"은 자신의 경영 능력, 신발에 대한 지식, 스스로가 느끼는 행복이나 만족감, 일에 대한 열정, 가족과의 관계 등 여러 가지를 의미할 것이다. 그는 이런 거금을 손에 쥔 바로 다음 날, 회사에 가장 일찍 출근해 일을 시작했다. 아무것도 변하지 않았는데 돈이 생겼고, 돈이 생겼는데 아무것도 변하지 않았다. 그에겐 결승선이 없었다. 아니, 어쩌면 결승선은 그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필 나이트만큼은 아니지만 엄청난 거금이 생긴 그의 동료들도, 그와 마찬가지로 돈이 생겼다고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다만 변한 게 딱 하나 있다. 바로 돈에 얽매이지 않게 된 것, 즉 자유가 생겼다는 것이다. 그들은 이제 빚에 허덕이지 않으며, 밥을 굶지 않기 위해 매일매일 출근할 필요가 없다. 자선 사업에 뛰어들기도 하고, 자동차 따위가 아닌 경비행기를 타고 다니기도 하며, 자신만의 도서관을 짓고 시키지도 않은 도서 분류를 하며 사람들에게 24시간 개방하기도 했다. 즉 그들에게는 하기 싫은 것을 하지 않을 자유와, 하고 싶은 것을 할 자유가 생겼다. 아마도 소중한 사람과 함께할 자유도 말이다.

 

돈 자체가 행복은 아니다. 하지만 충분한 돈은 자유를 가져다 준다. 나는 지속되는 자유가 행복을 가져다 준다고 생각한다. 무언가에 얽매일 필요가 없는 마음의 평안과, 소소한 일상의 행복들 말이다.

 

 

(사업가로서 배워야 할 점)

그가 가진 최대의 능력은 크게 2가지라고 생각한다. 첫번째는 "미친 생각(아이디어)"을 실제로 시도하고 멈추지 않을 용기. 두번째는 그의 인적 자원 관리 능력이다.

 

아이디어는 누구나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을 실제로 실행할 때 본인의 것이 된다. 필 나이트는 주저 없이 아이디어를 실행했고, 끝없이 밀어붙여 나이키를 성공으로 이끌었다. 있지도 않은 블루 리본이라는 회사를 오니쓰카 회의실에서 즉석으로 지어내거나, 기타미의 서류를 훔친 것처럼 가끔은 엉뚱하거나 도전적인 행동도 했다. 이것은 바보같지만, 분명 필요하다.

 

또한 버트페이스도 인상적이다. 버트페이스는 일종의 임원 회의였는데, 그의 동료들과 함께 회사의 문제에 대해 토론하는 자리였다. 그런데 일반적인 회의와는 다르게 서로 비난과 조롱이 난무했으며, 격식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자리였다. 서로 수치스러운 별명을 지어주고 놀리며 공격했다. 걸을 수 없어 휠체어를 타고 다니는 우델의 별명이 웨이트(Weight, 덤벨이나 바벨 같은)였으니 말 다 했다. 왜 웨이트 였냐면 계단을 오르내릴 때 휠체어와 함께 들어줘야 하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서로 어떠한 상처도 받지 않았다. 그런 회의는 당시에 그 어떤 회사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문화였다.

 

그랬기 때문에 버트페이스에서는 수많은 창의적인 의견이 나왔다. 서로 아무 거리낌 없이 멍청해 보이는 아이디어를 내세웠고, 서로를 비판했다. 그곳은 단순한 조롱의 장이 아니라, 엄청난 아이디어 창고였다. 버트페이스는 나이키가 가진 특별한 방향성이자, 필 나이트가 주도한 혁신이었다.

 

인적 자원 관리 능력은 사실 자서전에 직접적으로 쓰여 있지는 않았다. 그러나 그와 함께한 동료들은 하나같이 나이키에 충성했으며, 필 나이트를 완전히 믿고 따랐다. 필 나이트가 어떻게 그들을 충성하게 만든 건지는 자세히 나와있지 않다. 하지만 분명히 그에겐 그런 능력이 있었을 것이다. 본인이 인지하든, 인지하지 못 하든 말이다. 그의 동료들은 마치 자신의 일인 것처럼 최선을 다했다.

 

또한 그는 문제를 마주할 때마다 항상 누군가를 찾아가 도움을 받았다. 그가 온전히 혼자만의 힘으로 해결한 문제는 거의 없다. 항상 도움을 구했고, 누군가를 만났다. 그렇게 문제는 해결되었으며, 그의 아군이 계속해서 늘어났다. 만약 필 나이트가 밉상이었다면(말투, 센스, 성격 등 여러 방면에서) 그들이 나이트를 도와줬을까? 능력 있는 사람을 소개시켜 줬을까? 절대 아닐 것이다. 그에겐 그도 모르는 리더십이 있었을 것이다. 남들이 자신을 믿고 따르게 하는 리더십 말이다.

 

기대와는 달랐던 부분

내가 이 책을 골랐던 이유는 사업의 성공 방법을 알고 싶었기 때문이다. 나에겐 생생한 성공 레퍼런스가 필요했다. 필 나이트가 얼마나 힘든 환경에서, 얼마나 혹독한 문제들을 만났고 어떻게 해결했는지, 그에겐 도대체 어떤 특별함이 있었는지를 알고 싶었다.

 

아버지께 빌린 50달러로 사업을 시작하여 트렁크에 신발을 싣고 팔러 다녔다는 이야기를 보고, 나는 그가 굉장히 불우한 환경에서 자수성가한 인물인 줄 알았다. 그리고 그에겐 그 상황을 타파할 특별한 재능이 있을 거라 기대했다. 그러니까 나는, 그가 좀 더 힘든 환경을 이겨낸 줄 알았고 더 많은 난관을 만났을 줄 알았다. 아니 그렇게 기대했다.

 

그런데 그는 상당히 유복한 가정에서 자랐다. 그의 아버지는 변호사였으며, 그가 살던 오리건 주에서 저명한 인물이었다. 1950~60년대에 필 나이트는 오리건 대학교를 졸업하고 스탠퍼드 대학교에서 MBA 석사 과정을 밟았다. 심지어 그가 사업을 시작하기 전 세계 여행을 떠날 때, 아버지께 세계 여행 비용까지 지원받았다(이 세계 여행에서 일본을 방문해 오니쓰카를 만나 계약했다). 미국인의 90%가 비행기를 타보지도 않았던 시기에, 세계 여행 비용을 고민 없이 지원해줄 수 있는 반박의 여지가 없을 상류층 집안이었다.

 

그는 엘리트 코스를 밟았고, 특히 사업 초기엔 아버지의 지원을 톡톡히 받았다. 책의 소개엔 빌린 50달러로 사업을 시작했다고 하지만, 50달러는 그가 오니쓰카에게서 첫 신발 샘플을 구매하기 위한 대금이었을 뿐이다. 그가 바우어만 코치와 사업을 시작할 때 각각 500달러씩 투자하기로 했는데, 이때 투자한 500달러도 아버지께 빌린 것이었다. 또한 사업 초기에 오니쓰카의 신발을 수입해 올 때도 아버지에게 수차례 돈을 빌렸다. 즉, 그의 사업은 아버지의 지원이 없었다면 시작도 못 했을 것이다.

 

또한, 그의 사업은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승승장구였다. 누군가 나에게 "그의 사업이 성공한 이유는 무엇입니까?" 라고 물으면, 초반에 수입했던 오니쓰카 신발의 품질이 좋았다 라고 밖에 말하지 못하겠다. 그러니까, 필 나이트만의 엄청난 특별함이나 위기 대처 능력 때문에 성공했다고 볼 수 있는 부분을 찾을 수 없었다. 블루 리본 초창기, 타이거를 수입해 판매할 때는 오니쓰카에서 물건을 떼다 팔았을 뿐이다. 또한 영업이나 소매점 운영은 존슨, 우델, 다른 영업사원들이 했고, 법적 대처는 자쿠아 변호사나 스트라세 등이 했으며, 제품 개발은 바우어만 코치, 존슨 등이 했다.

 

블루 리본과 나이키는 분명 크고 작은 문제를 많이 만나긴 했지만, 그 어떤 위기 상황에도 매출이 줄어드는 일은 없었다. 매년 2배씩 성장했으니까 말이다. 또한 문제의 상당수는 필 나이트가 "지금 성장을 멈추면 안 된다"라는 생각에 현금을 확보하지 않고 끊임없이 무리한 금액을 대출해 사업 확장을 시도했기 때문에 발생했던 일이었다. 그는 문제를 방지할 수도 있었다. 진짜 생각지도 못한 위기라고 한다면, "미국판매가격" 사건에서 2500만 달러의 세금 고지서가 날아왔을 때 정도일까?

 

나는 그가 가진 어떤 특별함이, 또는 어떤 특별한 대처가 블루 리본/나이키의 매출을 매년 2배씩 성장시켰는지 잘 모르겠다. 그가 엄청난 신발을 개발했는가? 엄청난 마케팅 전략을 펼쳤는가? 그런 내용은 책에 없다. 다른 사업가들이 하는 것과 다르지 않게 행동했다고 밖에 보이지 않는다. 아니면 능력 있는 사람을 데려오고 관리하는 경영 능력이 그를 성공케 한 것일까?

 

만약, 고의로 숨긴 것이라면 이해가 된다. 그가 자기 자랑을 즐기는 성격으로 보이지는 않기 때문이다. 책 전반적으로 본인에 대한 칭찬은 없고 동료에 대한 칭찬과 감사뿐이다. 그는 일부러 나이키 성공의 공을 동료들에게 돌린 것일지도 모른다. 그가 좀 더 자기 자랑을 하는 성격이었다면 어땠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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