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엔 다양한 단기금융상품이 있다. 콜시장부터 파생상품까지, 다양한 조건으로 돈을 빌려주거나 빌리는 상품들이 존재한다. 투자하기 위해서 빌릴 수도 있을 것이고, 한국은행에 예치할 지급준비급을 맞추기 위해 빌릴 수도 있으며, 채권을 상환하기 위해 빌릴 수도 있다. 여유자금이 있다면 현금을 놀리는 것 보다는 최소한으로 보유하고, 대출을 통해 이자를 챙기는 것이 이득일 것이다.
콜시장(Call Market)
금융기관들이 일시적 자금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초단기(보통 하루)로 자금을 빌리거나 빌려주는 시장. 금융기관들은 매일 바뀌는 지급준비금을 맞추기 위해 주로 콜시장을 이용한다.
지급준비제도
- 금융기관은 한국은행에 일정 비율의 자금을 항상 예치하여야 하며, 이를 지급준비금이라 한다.
- 금융기관은 대출을 받아(주로 콜시장) 지급준비금을 맞추거나, 과지급준비금을 대출해줌으로써 이자를 얻는다.
- 금융기관이 가진 자금은 매일 바뀌므로, 매일 지급준비금을 추가로 예치하거나 출금해야 한다.
콜론(Call Loan)
자금을 공급하는 것, 여유 자금을 운용하는 행위
콜머니(Call Money)
자금을 수요하는 것, 자금을 차입하는 행위
콜금리
콜거래에서 적용되는 이자율
통화정책 전달경로
- 콜시장은 기준금리에 가장 먼저 영향을 받는 첫번째 시장이다.
- 지급준비금은 주로 콜시장을 통해 조정되므로, 콜시장은 "지준시장"으로서 중요한 기능을 수행한다.
-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할 경우, 콜금리 등 단기시장금리는 "즉시 상승"하며, 실물경제 까지 단계적으로 파급된다.
- 한국은행은 "공개시장운영"을 통해 콜금리가 한국은행 기준금리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도록 유도한다.
금리 전파 순서: 기준금리 -> 콜금리 -> 단기시장금리(CD, CP) -> 예금/대출금리 -> 장기금리 -> 실물경제
환매조건부매매(RP, Repo, Repurchase agreement)
미래 특정 시점에 특정 가격으로 동일한 증권을 다시 사고팔 것을 약정하는 증권 거래. 법적으론 증권 매매이나, 실질적으론 증권을 담보로 한 자금 차입(대출)을 수행한다.
매입일(purchase date): 증권 매매가 처음 이루어지는 시점
환매일(repurchase date): 환매가 이루어지는 시점 (매입일에 판 걸 다시 사는 것)
매입가(purchase price): 매입일의 증권 매매가격
환매가(repurchase price): 환매일의 매매가격
RP매도: 매입가를 수취하고 증권을 매도하는 것
RP매수: 매입가를 지급하고 증권을 매입하는 것
RP의 이중적 성격
법적 성격: 증권 매매
- 약정기간동안 RP 법적 소유권은 RP 매수자에게 있음
- RP 매도자 파산 시 RP 매수자가 대상 증권을 정산할 권리 보유
- 매매거래로서의 성격을 갖는다
경제적 실질 성격: 증권담보 대출
- 증권을 담보로 한 자금 차입
RP 매수자 = 자금 대여자 (돈 빌려주고 증권받기)
RP 매도자 = 자금 차입자 (증권 담보로 돈 빌리기)
환매가 - 매입가 차이 = 대출이자 (할인채 형태)
증권시가 - 매입가 차이 = 초과담보(haircut)
어째서 RP는 이자 + 헤어컷 이라는 이중비용을 부과하는가?
급하게 현금이 필요한 자금수요자들은, 현금 공급자들의 이자+헤어컷이라는 불리한 조건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또한 RP 매도자가 파산할 경우 RP 매수자는 담보채권을 처분해야 하는데, 금리가 상승하여 담보(채권)가치가 하락할 경우 손해를 볼수 있으므로 헤어컷으로 위험을 차단한다.
양도성예금증서(CD)
은행이 발행하는 정기예금증서에 양도성을 부여한 단기금융상품. 중도해지는 불가하지만 타인에게 양도 가능하다.
CD의 특징
- 법적으로는 예금이지만, 실질적으론 증권의 특성을 갖는다.
- 권리 이전/행사를 위해서는 증권을 소지하여야 한다.
- 할인채처럼 할인발행 된다.
타 단기상품이 아닌 CD를 활용하는 이유와 장점?
은행 창구에서 손쉽게 발행이 가능하며, 만기일을 맞춤설정 할 수 있다. CD로 차입한 자금은 지급준비금에서 제외되어 지준 부담없이 단기자금을 빌리기 용이하다. 또한 예금자보호법에 따른 보호를 받을 수 없기에 은행의 부담이 적으며, 지급준비금, 예금보험료 부담이 없어 예금보다 높은 금리를 제공한다.
단기사채(Short-term Bond)
CP(기업어음)를 전자화하여 개선한 것이며, 장점은 유지하고 단점은 보완했다. 전자증권법 상 요건을 갖춘 사채권이며, 전자적으로만 발행/유통되는 단기금융상품이다.
단기사채 특징
- 30일 ~ 1년 단기 상환
- 할인채처럼 할인발행 된다.
- 채권/은행대출 대비 간편하게 발행 가능하고, 무담보, 낮은 금리를 갖는다.
단기사채 활용 이유?
CP(기업어음)대비 안전하며 정보 공개, 즉시 결제라는 장점을 갖는다. 편리하게 급전을 마련하거나, 안전하게 단기투자할 수 있는 상품이다.
통화안정증권(MSB, Monetary Stabilization Bond)
한국은행이 공개시장운영을 위해 사용하는 수단 중 하나로, 유동성 조절을 위해 발행하는 채권이다.
한국은행이 통화안정증권으로 유동성을 조절하는 방식
통화안정증권의 금리가 시장 금리에 비해 매력적이므로, 기업들은 통화안정증권을 매수하며 시중의 현금이 한국은행으로 빨려들어간다.
시중 유동성이 과다할 때 -> 통화안정증권 발행 (유동성 흡수)
시중 유동성이 부족할 때 -> 통화안정증권 상환 (유동성 공급)
한국은행의 공개시장운영 방식들
통화안정증권 (중장기, 91일 ~ 3년)
발행: 유동성 흡수 (돈 회수)
상환: 유동성 공급 (돈 풀기)
RP(환매조건부매매) (단기, 1일 ~ 90일, 주로 1 ~ 3개월)
RP 매입: 유동성 공급 (돈 풀기)
RP 매도: 유동성 흡수 (돈 회수)
통화안정계정 (즉시, 초단기)
금융기관이 자발적으로 돈을 맡기도록 하는 한국은행 상품. 금리를 조절함으로써 유동성을 조절한다.
금리 높임: 유동성 흡수 -> 금융기관들이 자발적으로 돈 맡김
금리 낮춤: 유동성 공급 -> 금융기관들이 돈 빼고 다른곳에 투자함
왜 여러가지 방식이 있는가?
통화안정증권, RP, 통화안정계정은 각각 중장기, 단기, 초단기의 각각 다른 시간축을 가지며, 현재 시장 상황에 따라 각 방식을 적절히 활용하여 유동성을 조절한다. 중장기적 조절이 필요하다면 통화안정증권을, 갑작스럽게 현금이 많이 풀렸다면 통화안정계정으로 빠른 조치를 하는 방식이다.
자산유동화증권(ABS, Asset-Backed Securities)
유동성이 낮은 자산(주택담보대출, 매출채권, 부동산 등)을 현금화 가능한 증권으로 바꾸는 기법
ABS 작동 원리
1. 자산보유자(은행, 기업 등)가 특수목적법인(SPC)에 자산을 매각한다.
2. SPC가 이 자산을 담보로 증권을 발행한다.
3. 투자자들이 증권을 구매한다.
4. 기초자산(담보)에서 나오는 현금흐름으로 투자자에게 원리금을 상환한다.
-> 자산보유자는 자산을 매각하여 즉시 현금을 얻고, 투자자들은 자산에서 나오는 원리금을 챙길 수 있다.
SPC(Special Purpose Company, 특수목적회사)
- 자산 현금화를 위한 껍데기 회사. SPC는 오직 ABS 작업만을 위해 설립된다.
- 자산을 현금화하려는 은행이나 기업이 주도하여 만든다.
- SPC는 ABS를 한 번만 발행할 수 있으므로, 자산유동화가 발생할 때마다 별도의 SPC를 설립해야 한다.
SPC를 설립하여 ABS를 발행하면 이득을 얻는 사람들
- 은행(자산보유자)은 자산 현금화, 규제 회피
- 증권회사는 SPC 설립 수수료, 증권 발행/판매 수수료
- 법무법인은 SPC 설립/운영대행 수수료
- 신용평가회사는 ABS 신용등급 평가 수수료
- 투자자는 일반 채권보다 높은 수익
금리선물
현재의 금리를 고정하여, 미래 특정일의 금리에 베팅한다. 쉽게 말하자면 금리가 오를지, 말지에 거는 도박 같은 상품이다.
금리선물 특징
- 레버리지 투자이며, 저비용으로 빠르고 확실하게 리스크관리가 가능하다.
- 실제로 거래하는 것은 "채권"이지만, 베팅은 "미래 특정일의 금리"에 한다.
금리가 오르면 -> 채권 및 선물가격 하락
금리가 내리면 -> 채권 및 선물가격 상승
금리선물 매수 -> 금리 하락에 베팅하는 것 -> 고정금리는 금리 내려가면 이득 -> 매수 표현
금리선물 매도 -> 금리 상승에 베팅하는 것 -> 고정금리는 금리 올라가면 손해 -> 매도 표현
금리선물 매수는 금리 하락에 베팅, 매도는 금리 상승에 베팅한다는 표현이다. 실제 매수, 매도의 의미가 아니다.
증거금
- 금리선물은 레버리지 투자이며, 총 계약가치의 일정 비율 증거금(2~5%)을 내면 운용할 수 있다.
- 일일 정산으로 계약가치와 증거금이 변동되며, 증거금이 부족해지면 추가납입, 늘어나면 환급받을 수 있다.
- 증거금을 채우지 못하면 강제청산된다.
- 실제 투자 금액(증거금)의 수십배를 얻거나, 잃을 수 있다.
ex) 50만원 증거금, 1000만원 계약가치 -> 50% 손해일 때 원금 500만원 손해 -> 50만원만 냈지만 25만원의 20배 손해
ex) 50만원 증거금, 1000만원 계약가치 -> 50% 이득일 때 원금 500만원 이득 -> 50만원만 냈지만 25만원의 20배 이득
금리선물은 어디에 활용되는가?
은행, 금융기관이 금리 리스크를 헷지하기 위해 주로 활용한다. 예를 들어 채권을 많이 보유했는데 금리가 상승할 것 같다면 금리선물 매도를 통해 채권에서 본 손해를 금리선물로 헷지하여 리스크를 관리한다. 그러나 레버리지 투자이기 때문에 도박, 투기로도 활용될 수 있으며, 위험도가 높은 상품이다.
통화스왑(Currency Swap, CRS)
서로 다른 통화의 원금 + 이자지금 의무를 교환하며, 만기 시 원금을 재교환하여 원상복구한다.
통화스왑 특징
- 국내에서는 주로 달러 변동금리와 원화 고정금리를 교환하게 된다.
- 원금 교환은 선택사항이며, 이자지급 의무만 교환해도 된다.
- 환위험/금리위험을 헷지할 수 있다.
- 필요한 통화자금을 쉽게 조달할 수 있다.
변동금리(달러) 고정금리(원화) 스왑이 공평한 이유?
변동금리, 고정금리 모두 시장 상황에 따라 이득/손해인 상황이 있을 수 있으며, 애초에 원화 고정금리를 결정할 때 달러의 미래 변동금리 예측값과 최대한 비슷하도록 구조를 만든다. 결과적으론 거의 공평한 거래가 된다.
=====
단기금융시장은 일상에서 직접 접하기 어렵지만, 경제의 중심축이 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각각의 상품은 돈을 빌려주고 이자를 받거나, 돈을 빌리고 이자를 낸다는 기본 원리에서 다양한 조건들이 붙어 생긴 상품들이며 상환일, 세부조건 등의 차이가 있지만 결국 원리는 비슷하다. 이는 단기금융상품 뿐만이 아니라 대부분의 금융상품에 적용된다.
기준금리가 상승하면 콜시장이 가장 먼저 영향을 받고 이어서 실물경제에까지 전파되는 원리와, 한국은행이 어떻게 공개시장운영을 통해 유동성을 조절하는지를 이해하고, 나아가 정부의 정책이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생각해 보면 더욱 도움이 될 듯 하다.
모든 금융 상품의 원리는 같고, 경제는 확실한 근거에 의해 돌아간다. 입문은 어렵겠으나 원리를 제대로 이해하고 나면 자연스럽게 뉴스를 보고 주식시장이 어떨지 채권은 어떨지, 어디에 투자해야 할 지 등이 연쇄적으로 떠올려질 듯 하다.
'경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채권이란? - 채권 특징, 채권vs주식, 채권투자와 매수할 채권 선택 방법 (6) | 2025.08.15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