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후감] Zero to One(제로 투 원): 경쟁하지 말고 독점하라 - 페이팔 창업자 피터 틸의 명강의

총평: ★★★★☆ (4/5점)
"경쟁하지 말고 독점하라" 단순한 듯 한 이 말엔 수많은 뜻이 담겨있다. 책 표지만 보고선 "이렇게 무책임한 말이 있을까" 라고 생각했지만, 피터 틸이 의미하는 바는 그게 아니었다. 우리는 일반적으로 시장의 완전경쟁 상태를 이상적인 구조라고 배워왔지만, 그건 경제학 이론에서나 그런 것이고 실제 기업/인류의 발전 측면에서는 완전히 다르다. 완전 경쟁 상태에서는 한정된 자원을 차지하기 위해 치열하게 싸우고, 누군가 이득을 보면 반드시 누군가 손해를 본다. 이것은 발전과는 하등 관련이 없으며 오히려 멸망의 길에 가깝다.
일론 머스크가 이 책을 추천한 것으로 알고 있다. 0 to 1. 0에서 1을 만드는 것, 즉 "창조"만이 기업과 인류를 발전의 길로 인도하고 더 나은 미래로 이끈다. 일론 머스크는 이미 포화된 시장에 꾸역 꾸역 들어가 이득을 잘개 쪼개 나눠 먹는, 그런 경제학 이론적에서나 이상적인 사업은 하지 않는다. 그는 항상 보편적이지 않은 것, 우리가 상상하지 못한 것들을 시도해왔고 이뤄왔다. 즉 그는 "경쟁하지 말고 독점하라"는 원칙을 철저히 지키고 있으며, 인류의 발전에 가장 앞장 서서 이바지하고 있다. 인류의 발전이란 것은 평범한 다수가 아니라 소수의 괴짜가 이루어낸다. 비록 그 과정이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모멸받는 길일지라도 자신을 믿고 끝없이 나아가는, 그런 괴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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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정보
제목: Zero to One (제로 투 원)
출판사: 한국경제신문
지은이: 피터 틸 & 블레이크 매스터스
분량: 251p
난이도(Easy / Normal / Hard): Normal
추천 여부(Yes / No): Y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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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찰
"경쟁하지 말고 독점하라"는 말은 너무나도 무책임해 보인다. 마치 "0점 맞지 말고 100점 맞아라" 라고 하는 것 같다. 독점을 누가 하기 싫어서 안 하는가? 누구나, 어느 분야에서나 독점을 원한다. 압도적이길 원하며, 뛰어나길 원한다. 인간이라면 다들 그렇다. 그래서 나는 책을 읽기 전에, 피터 틸이 너무나도 성공한 나머지 현실 감각을 잊어버리기라도 한 것인가 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런 내용이 아니다. 무책임하게 "성공하고 싶으면 독점 해"라고 하는 게 아니라, 경쟁이라는 것은 어째서 발전과 하등 관련이 없는지, 어째서 독점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지, 과연 무엇이 세상을 바꾸는지에 대한 내용이다. 더 정확히 말하면 성장에 있어 경쟁이 얼마나 쓸모없고, 독점은 얼마나 생산적인 일인지에 대한 내용이라고 봐도 좋다.
5점이 아닌 것에 대단한 이유는 없다. 분명 도움 되는 책이었지만, 가슴을 울리는 책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완전 경쟁 상태는 발전에 있어 이상적이지 않다
경제학자들은 경쟁을 이상적인 상태라고 본다. 그리고 우리도 무의식중에 그렇게 생각하고 있으며, 그렇게 교육받아 왔다. 학창시절부터 우리는, 서로 다른 재능을 가진 모두가 같은 잣대를 기준으로 작위적으로 평가되어 왔다. 1점이라도 높은 점수를 받기 위해 미친 듯이 경쟁해왔고, 성적이 떨어지면 슬퍼했다. 우리는 그것에 익숙하고, 그렇기에 성인이 되어서도 비슷한 전철을 밟으려 한다. 그러나 이런 방식은 진짜 발전과는 매우 거리가 멀다. 오히려 멸망에 가깝다.
우주는 에너지의 불균형으로 인해 순환한다. 끝없이 순환하기에 끝없이 파괴되고, 창조된다. 만약 우주의 모든 에너지가 균등하다면 어떻게 될까? 모든 것이 멈춰설 것이며, 곧 죽음에 이를 것이다. 경제도 마찬가지다. 한정된 자원을 차지하기 위해 끝없이 경쟁하다 보면 결국 균형을 이뤄 정체될 것이고, 죽음에 이른다. 만약 작은 골목에 음식점이 5개 있다면 그럭저럭 먹고 살겠지만, 50개가 있다면 서로 앞다투어 가격을 내리다가 공멸할 것이다. 경쟁을 많이 할 수록 우리가 얻는것은 오히려 줄어든다. 놀랍게도 우리가 알던 것과는 매우 다르다. 오히려 발전에 도움이 되는 것은 "독점"이다.
창조적 독점
독점은 경쟁자가 없거나, 있다고 하더라도 감히 따라올 수 없을 정도로 독점자가 뛰어날 때 일어난다. 이것이 실현되려면 경쟁 제품에 비해 성능이 최소 10배 이상 뛰어나거나, 완전히 새로운 제품을 만들어야 한다. 이것은 쉬운 일이 아니지만, 독점을 해야 하는 이유는 명백하다. 경쟁 시장의 경우 경쟁이 심해질수록 한정된 자원을 차지하기 위해 모두가 더 많은 노력을 갈아넣어야 한다. 그러면 잃는 게 커지고 얻는 건 줄어든다. 그렇다면 하다못해, 경쟁 상태가 새로운 무언가를 창조해내는가? 새로운 시장이나 가치를 창출하는가? 그것도 아니다. 단지 케이크 한 조각에 수천 마리의 개미가 달라붙는 꼴일 뿐이다. 새로운 케이크는 찾을 생각도 않은 채.
독점은 다르다. 독점은 기존의 경쟁에 끼어들지 않는다. 조그마한 케이크를 한 입이라도 더 먹기 위해 싸우고 물어뜯지도 않는다. 독점은 새로 발견한 케이크다. 기존의 경쟁을 심화시키지 않으면서도, 새로운 시장과 가치를 창출하는 것이 독점이다. 만약 다른 기업들이 기술을 모방하며 독점 시장에 끼어들기 시작했다면 그것은 새로운 시장의 활성화와 인류의 발전이니 좋은 일이고, 아무도 끼어들지 못한다면 독점 이득을 계속 챙기면 되니 그건 그것대로 좋은 일이다. 독점은 0 to 1, 즉 "창조"를 의미한다. 위대한 기업은 전부 이러한 독점 기업이다.
작은 시장부터 독점하라
야심차게 사업을 시작했더라도, 처음부터 불특정 다수를 노리면 실패할 확률이 높다. 따라서 작은 시장부터 독점해야 하며, 그것을 실현하기 위한 계획을 철저히 세워야 한다. 예컨대 의료기기라면 특정 병원 하나를 독점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소프트웨어라면 특정 기관이나 단체를 목표로 삼아야 한다. 당신의 고객이 당신 제품의 가치를 증명해 줄 것이며, 이후의 사업 확장은 훨씬 수월해질 것이다.
세상은 거듭제곱의 법칙을 따른다 (1등이 나머지 대부분을 압도한다)
세상은 거듭제곱의 법칙을 철저히 따른다. 어느 하나가 나머지 대부분의 것을 압도하며, 이것은 사실이다. 최상위 소수만 거듭제곱으로 2배, 4배, 8배.. 기하급수로 성장하며 가파른 그래프를 그리고, 나머지 대부분은 완만한 그래프를 그린다. 그러나 세상은 거듭제곱 법칙을 정면으로 부정하는 교육과 문화를 갖는다.
독점 가능성이 있는 스타트업 10개에 투자한다고 했을 때, 10년후 이 기업들은 1등부터 10등까지 약간의 격차로 완만한 그래프를 그리는 게 아니라, 1등 혼자서 나머지 2등~9등을 합친 것을 압도할 확률이 매우 높다. 일반적인 투자 전문가들은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분산투자 하는 것이 옳다고 주장하며 그것이 정석처럼 여겨지지만, 이렇게 할 경우 절대로 압도적인 성과를 거둘 수 없다. 그저 남들과 똑같이 투자하고, 똑같이 소소하게 벌 뿐이다. 뭐 잘못된 방식은 아니다.
그러나 기업가의 입장에서는 다르다. 잘하는 한가지에만 집중해도 될까 말까인데, 애매모호하게 이것저것 건드리는 사람이 거듭제곱의 법칙을 적용받는 최상위에 도달할 수 있을 리 없다. 한정된 시간과 자원은 가장 비용 효율적인, 가장 자신 있는, 가장 잘 하는 곳에 집중해서 투자해야 한다. 그렇게 하는 것이 독점기업에 가까워지는 길이며, 창조자가 되는 길이다.
극단적 안전함만을 추구하며, 남들이 하는 대로 똑같이 따라 하고, 잘하는 한 가지 일에 집중하지 않는 사람은 "난 성공하지 않겠소" 라고 선언한 것과 다름없다.
세상엔 숨겨진 비밀이 아직 많다
지금은 지구상에 발견되지 않은 대륙이 없고, 공개되지 않은 곳이 없다. 심해 정도를 제외하면 말이다. 또한 언제든지 지구 반대편에 있는 사람의 소식을 들을 수 있고, 마음만 먹으면 지금까지 발견된 모든 메뚜기 종류를 하나하나 훑을 수도 있다. 그 어떤 정보도 쉽게 손에 넣을 수 있다는 뜻이다.
그래서 그런지 사람들은 이제 세상에 남은 비밀이 별로 없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아니, 어쩌면 지금이 아니라 항상 그랬을 수도 있다. 왜냐하면 인간은 본능적으로 익숙한 것을 좋아하며 새로운 것엔 거부감을 느끼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새로운 걸 창조하겠다는 생각 자체가 인간의 본능을 거스르는 일이고, 그러한 거부감이 사람들로 하여금 세상엔 더 이상 새로운 것이 없다 라고 생각하게 만드는 것일지도 모른다. 어떤 일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면, 그 일은 정말로 불가능해진다. 아직 발견되지 않았을 뿐이지 새로운 것은 아직도 세상에 차고 넘친다.
반대로, 인간은 아무리 새로운 것이라도 몇번 접하다 보면 언제 그랬냐는 듯 당연하게 생각한다. 지금 당연하게 여겨지는 것들 중 일부는 몇십년/몇년 전만 해도 완전히 생소한 것이었다. 그렇기에 세상 모두가 "새로운 것은 없어"라고 비관적으로 생각하며 발전을 포기할 때, 단 하나의 가능성을 바라보고 인간의 본능을 거스르며, 세상 사람들의 모멸을 이겨내고 새로운 것을 창조해내는 인간만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 모멸하던 사람들은 이제 이렇게 말할 것이다. "믿고 있었어".
부실한 기초 위에 위대한 기업을 세울 수 없다
여기서 말하는 기초란 창업 초기 파트너, 초기 직원, 기업의 규율이나 문화 등이다. 시작부터 정해진 건 나중에 바꾸기가 극히 어렵다. 인간은 관습대로 행동하는 걸 좋아하며, 그러한 인간의 집단인 기업 또한 그렇기 때문이다. 또한 기업의 덩치가 커질 수록 커뮤니케이션 속도가 저하되고 변화는 어려워 지기에, 초기에 탄탄한 기초를 잡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대부분의 조직이나 현상은, 처음 정해진 대로 지속될 확률이 매우 높다.
신생 스타트업에서는 훈련된 전문가도 좋지만, 창업 초기엔 일에 미친 듯이 몰두하는 괴짜가 차라리 낫다. 직원들은 모두가 하나로 뭉쳐 다양한 아이디어를 제안하고, 제품을 고도화하고 기업을 키워 나가는 것에 혈안이 되어 있어야 한다. 반복적이고 뻔한 일처리에 익숙한 전문가는 스타트업에 어울리지 않을지도 모른다. 사실 일반적으로 인간은 혼자서 모든 걸 해낼 수 없고, 그렇기에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자신과 다른 장점을 가진 사람을 데려옴으로써 채워야 한다는게 정설이지만, 신생 스타트업이라면 오히려 비슷한 사람끼리 있는 것이 좋을 수 있다.
세상은 세일즈에 의해 견인된다
세일즈란 유통, 영업, 광고, 홍보, 마케팅 등 제품을 팔기 위한 영역을 뜻한다. 기술자들은 세일즈를 과소평가하고 뛰어난 기술력이 있다면 제품은 저절로 팔릴 거라 착각하곤 하지만, 아무리 훌륭한 제품이라도 저절로 팔리는 일은 없다. 세일즈는 과소평가 되어있으며, 기업은 제품을 효과적으로 팔 수 있는 방법을 발명해야 한다.
제품 차별성이 전혀 없더라도 뛰어난 세일즈로 독점을 만들어 낼 수도 있다. 그만큼 세일즈는 중요하며, 제품이 아무리 강력해도 뛰어난 세일즈로 반드시 뒷받침 해주어야 한다. 세일즈를 과소평가하지 말자.
역사에 길이 남는 건 괴짜들이다
창업가나, 연예인이나, 역사에 길이 남은 사람들은 그래프의 양끝단에 몰려 있는 경우가 많다. 그들이 의도했든, 그렇지 않든 말이다. 성공이라는 것은 남들이 뻔히 하는 걸 똑같이 따라하거나, 이성적 판단 하나 없이 가장 치열한 경쟁에 뛰어든다고 해서 주어지지 않는다. 괴짜들은 누구나 걷는 길을 가지 않는다. 그들은 그들 자체로 일종의 영역을 구축한 것이고, 독점을 하고 있는 것이다.
훈련받은 전문가들로 채워진 비개인적 관료제는 길게 유지될 수는 있겠지만 시야가 짧다. 이미 이루어낸 것의 지속시간을 늘려줄 뿐, 성장시킬 수는 없는 것이다. 스타트업엔 이상하고 극단적으로 보이는 괴짜들이 필요하다. 단순한 점진적 발전이나 가치 유지를 넘어, 회사를 폭발적으로 성장시켜줄 특이한 개인들 말이다.
미래를 현재보다 발전된 다른 시기라고 정의한다면, 단순히 시간이 흐른다고 해서 미래가 찾아오지는 않는다. 우리는 의식적으로, 낙관적으로, 명확한 목표를 가지고 노력해야 한다. 하나의 기업을 넘어 인류의 구성원으로써 말이다.
세상을 바꾸려면 보편적인 생각에서 벗어나야 한다. 익숙한 시각에서 벗어나고, 같은 것도 새롭게 보려는 시도를 해야 한다. 어쩌면 약간의 차이가 큰 변화를 만들 수도 있고, 당연하게 생각했던 것에서 뜻밖의 가치를 발견해낼 수도 있다. 중요한 건 세상을 바꿀 새로운 것이 아직 많이 남아 있다고 믿는 것이다. 그게 세상을 바꾸는 첫 단계이자, 전부다. 대중에 휩쓸리지 마라. 익숙한 것에 정체되지 마라. 당신의 생각을 믿고, 옳다고 생각하는 것을 추진해라.
만약 당신 스스로를 괴짜라고 생각한 적이 있다면, 축하한다. 당신에겐 세상을 바꿀 힘이 있다.